더 이상 동방에서 도망칠 수 없다. 이상은 신작 슈팅게임을 계속 만드는 것. “들판에 풀어 놓은” 「동방」을 나 자신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다.

[제10회]

더 이상 동인 매장에서 CD-ROM을 사는 시대가 아니다

-ZUN 씨가 만드는 「동방」과는 별도로, 이차창작 「동방」은 지금 “Play, Doujin!【※1】”이나 “전서유통(電書流通)【※2】” 등의 형태로 상업적인 유통에도 진출한 상태입니다.

※1 Play, Doujin!

지금까지 PC로밖에 즐기지 못했던 동인게임이 PlayStation4나 Nintendo Switch 등의 콘솔로도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 「동방」의 이차창작뿐 아니라 오리지널 동인 게임 등도 그 대상이다.

※2 전서유통

「동방」 이차창작 동인지를 ZUN 씨가 공인한 유통처를 통해 전자서적으로 판매하는 프로젝트. 「니코니코서적(ニコニコ書籍)」과 「BOOK WALKER」에서 구입할 수 있다.

ZUN 씨:

 원래 저는 그런 건 별로 안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동인 매장에서 CD-ROM을 사서, 그걸 컴퓨터에 넣어 플레이하는 시대가 아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콘솔 측에서 “동인 소프트를 내 주세요”라고 하기에, 이건 받아들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전엔 판권을 내줘야만 한다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콘솔은 안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권리를 제가 제대로 갖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 거라면 팍팍 하는 게 좋을 거라 봤습니다.

히로유키 씨:

 ZUN 씨 본인은 콘솔로 내고자 생각하지는 않나요?

ZUN 씨:

 콘솔로 내고 싶다는 생각은 그다지 안 드네요.

 저는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거든요. 그 뒤로는 팔리든 어쩌든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이미 나이를 먹어서, 새로운 개발환경에 그렇게까지 열심히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거든요.

-ZUN 씨 본인은 딱히 그런 데에서 할 생각은 없지만, 이차창작을 팔 장소가 없어지는 건 불쌍하니까 「Play, Doujin!」도 승낙했고, 「전서유통」도 승낙했다는 말인가요?

ZUN 씨:

 좀 말하기 불편하지만, 「동방」이 저절로 크게 되어 주면 장래에 저 자신도 분명 득을 보니까요(웃음). 직접 돈이 들어온다든지 그런 게 아니라, 많이들 「동방」의 이차창작을 내는 것이 저에게도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이차창작 작품이 퍼짐으로 인해 「동방」 자체도 성장해 나가고, 그것이 ZUN 씨 자신에게도 메리트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히로유키 씨:

 ZUN 씨의 얘기를 듣다 보면, 자신이 만든 게임을 퍼뜨리고 싶다든지, 슈팅게임을 유행시키고 싶다든지, 그런 발상은 없네요. ‘나는 이것을 만들고 싶다’고 할 뿐이고요.

 ‘이러면 손님이 기뻐하겠지’ 하는, 그런 마케팅적인 것은 보통 어느 순간 의식하게 되지 않나요?

ZUN 씨:

 해본 적 없네요, 겉으로는(웃음). 그런 걸 의식하지 않은 것이 더 잘 팔린다는 게, 옛날 동인 세계에는 있었거든요. 만드는 사람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팔 수가 없었죠. 그런 의미에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하나라 볼 수 있죠.

히로유키 씨:

 그 자체가 마케팅이구나. 그렇군.

칼럼1 예전부터 Steam으로 「동방」을 출시하고 싶었다

스마트폰으로도 「동방」이차창작을 잔뜩 내고 싶다

-「동방」의 이차창작 게임은 콘솔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발표【※】되었는데요, 이 점에 대해 ZUN 씨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스마트폰으로도 발표

ZUN 씨가 공인한 「동방」 이차창작 스마트폰 게임인 『동방캐논볼(東方キャノンボール)』이 출시되었다. 앞으로도 『동방LostWord(東方LostWord)』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ZUN 씨:

 앞으로는 스마트폰으로도 이차창작 게임을 잔뜩 내고자 합니다.

히로유키 씨:

 아, 그런가요?

ZUN 씨:

 콘솔과 마찬가지로 이차창작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내는 일은 다른 작품에서는 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이건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히로유키 씨:

 권리 같은 건 문제없나요?

ZUN 씨:

 권리를 허락하진 않았지만 “내도 됩니다” 하는 느낌이죠. 원작자가 허가했으니 Apple나 Google에서 안 된다고 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스마트폰으로 내는 이차창작을 허가했어도,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ZUN 씨:

 저도 해 보고 싶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 노력에 걸맞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스마트폰으로 개발하기 위해 다시 한번 처음부터 공부해야만 하는 게 귀찮아서요.

 반대로 지금 최신이 아닌, 예전의 하드웨어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굳이 지금 패미컴으로 만들어 본다든지.

히로유키 씨:

 지금은 젊은이들이 PC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스마트폰으로 슈팅게임을 즐기지 못한다면 슈팅 인구 자체가 점점 줄어들 거예요.

ZUN 씨:

 그렇단 말이죠.

-새로운 팬이 “「동방」은 무엇부터 즐기면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역시 『홍마향』에서 시작하는 3부작을 해 봤으면 합니다만, 지금은 즐길 방법이 없네요.

ZUN 씨:

 그건 어쩔 수 없죠. 머지않아 스마트폰으로 Windows 시뮬레이터가 나올지도 모르고요.

히로유키 씨:

 그렇게까지 위임할 생각이구나(웃음).

칼럼2 「동방」이 여자 초등생들에게 인기

내가 죽은 뒤에도 살아 있는 저작권은 싫다

-ZUN 씨에게 자제분이 태어난 이후로, 창작에 어떤 변화는 있었나요?

ZUN 씨:

 변화를 느끼는 건 유저분들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계속 저에 관한 것밖에 생각하지 않아서, 변화하더라도 깨달을 수 없어요. 변화가 있다면, 만들 시간이 부족해진 것일까요? 그 전까지는 밤에 만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침 6시에 이미 일어나 있거든요. 그런 변화는 있습니다.

-그 와중에 본인이 언제까지 게임을 만들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시나요?

ZUN 씨:

 아까도 말했듯 ‘몇 년 뒤에 이걸 하자’ 하는 생각은 않고, ‘만들고 싶을 때에 만들자’ 하는 형식으로 바꾸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반대로 끝을 낼 수 없죠. “이걸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하는 그런 말을 할 방법이 없거든요.

-이대로 쭉 혼자서 만드실 건가요?

ZUN 씨:

 그렇게 되겠네요… 그런 슈팅을 80세 할아버지가 만들고 있으면 어떻게 보일까요(웃음). 그건 그것대로 살짝 재미있겠다 생각은 하지만요.

히로유키 씨:

 ZUN 씨가 유망하게 여기는 젊은 엔지니어를 데리고 와서 “이렇게 만들어!”라며 대를 잇는 식으로 후계자를 키우면 되는 거 아닌가요?

ZUN 씨:

 그건 이권이에요(웃음). 내가 죽은 뒤에도 살아 있는 저작권은 싫은데. 디즈니처럼은 안 되고 싶습니다.

히로유키 씨:

 ZUN 씨가 죽어도 모두가 갑자기 「동방」을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니니까 그대로 계속 남을 거라고 봐요.

ZUN 씨:

 과거의 것으로 남을 일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살아 있는 콘텐츠로서 계속 남아있을 거라면, 그야말로 러브크래프트【※】처럼 되야죠.

※러브크래프트

미국의 소설가인 H.P.러브크래프트를 말한다. 『인스머스의 그림자』, 『크툴루의 부름』 등의 러브크래프트의 호러 소설은 1937년에 그가 사거한 뒤,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어거스트 덜레스에 의해 “크툴루 신화”로 체계화되었다. 그 뒤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툴루 신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많은 수의 크리에이터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사진은 amazon에서 발췌)

-반대로 말하면, 「동방」은 아직 크툴루 신화처럼은 되지 않았다는 것이 ZUN 씨 본인의 인식이로군요.

히로유키 씨:

 모두가 계속 「동방」의 이차창작을 한다면 언젠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ZUN 씨:

 아마 안 될 거예요. 이차창작의 이차창작은 적으니까요. 이차창작에서 새 캐릭터를 만들어서, 거기서 스토리를 만들어 퍼트리자는 식의 흐름은 생기지 않았으니까요.

히로유키 씨:

 그런 건 장벽이 높구나.

ZUN 씨:

 뭐니뭐니 해도 “동방경찰”이 있으니까요(웃음).

히로유키 씨:

 그렇구나(웃음).

-앞으로의 「동방」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지, 제작자로서, 혹은 “신주”로서 무언가 생각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ZUN 씨:

 앞으로 컴퓨터로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드물어질지도 모르죠. 그렇게 된다 해도, 레트로 종스크롤 슈팅 같은 걸 계속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사는 안 될지도 모르지만요. 신작 슈팅게임을 계속 만드는 것이 제 머릿속의 가장 큰 이상이네요.

 그리고 여러 게임에 「동방」의 캐릭터가 나와서, 「동방」이 저절로 유명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스매시 브라더스』에 나가고 싶어요(웃음). 하지만 그건 제가 생각해 봤자 실현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칼럼3 「동방」 실사화의 가능성은?!

나는 이제 「동방」에서 도망칠 수 없다

-ZUN 씨는 앞으로 「동방」과는 관계없는 게임이나 소설 같은 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세요?

ZUN 씨:

 그건 말이죠…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방」이 이렇게까지 커진 이상, 전혀 다른 걸 생각해도 「동방」을 만든 작가라는 게 들킨 시점에서 “이건 「동방」이다” 하게 될 거라고 봐요.

 전혀 다른 세계관으로 만들어도, 어딘가에서 공통점이 나오고 말죠. 같은 작가인 이상 전혀 다른 걸 만들 필요도 없으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내면, 결과적으로 이어지게 되잖아요.

히로유키 씨:

 「동방」에서 도망칠 수 없단 말인가요?

ZUN 씨:

 도망칠 수 없죠. 이건 이미 사실이니까요. 이제 뭘 만들어도 「동방」 외에는 될 수 없고, 그렇지 않은 걸 만들었다간 저의 장점이 없어지겠죠. ‘그럴 거면 「동방」으로 충분해’라는 느낌이랄까요?

-슬슬 시간이 됐군요.

히로유키 씨:

 벌써 끝인가요?

-당신이 2시간 늦게 와서 그렇다니까요(웃음).

ZUN 씨:

 보육원에 아이 마중을 나가야 해요.

-그럼 마지막으로, 「동방」 팬분들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ZUN 씨:

 앞으로도 빈둥빈둥 게임을 만들 겁니다. 만들기도 하고 안 만들기도 하고, 여기서 한 말도 갑자기 바꿔 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흔들흔들 살아가는 걸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동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저도 잘 모르거든요. 요즘 마음에 드는 말로 하자면 “들판에 풀어 놓은” 상태라서요. 앞으로의 「동방」을, 저 자신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려 합니다.

(끝)

진행자/히로유키(ひろゆき), 사이토 다이치(斉藤大地)

글/이토 세이노스케(伊藤誠之介)

카메라맨/후쿠오카 료지(GEKKO)) (福岡諒祠(GEKKO))

한국어 번역/Chlorine

더 이상 동방에서 도망칠 수 없다. 이상은 신작 슈팅게임을 계속 만드는 것. “들판에 풀어 놓은” 「동방」을 나 자신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다.